태권도 겨루기 전술은 다시 만날 상대를 읽는 데서 시작해요

이 글의 내용
라운드 사이 코치석에서 사범님이 “커트발 다음에 뭐가 들어왔어?” 하고 물으면 바로 답할 수 있나요? 경기 중에도 쉽지 않은 질문인데, 대회가 끝나고 다음 대진표에서 그 상대의 이름을 다시 볼 즈음이면 더 어려워요. 커트발이 언제 나왔는지도, 뒷발로 들어간 내게 무엇이 돌아왔는지도 흐려지고 ‘커트발이 성가셨다’는 인상만 남기 쉬우니까요.
그래서 무엇을 볼지 미리 정해 두고, 겨루기가 끝나면 몇 줄씩 적어요. 눈여겨볼 것은 이래요.
- 상대의 앞발과 발 바꾸기
- 원하는 거리와 경기장 위의 위치
- 커트발을 어디에 쓰는지
- 먼저 차는지 받아차는지
- 실제로 점수가 된 기술
- 머리 공격 직전의 움직임
- 붙었을 때 한 일
- 라운드마다 달라진 점과 감점
적어 둔 내용을 보고 다음에 만나기 전에 시험할 것을 한두 가지 고르면 재대결 계획의 뼈대가 서요.
협회장기나 전국 대회, 오픈 대회에서 같은 체급의 낯익은 얼굴을 다시 만나는 선수, 매주 도장에서 같은 사람과 겨루는 수련생, 코치석에 앉는 사범님과 코치가 읽을 글이에요. 발차기 기술은 도장에서 사범님께 배울 몫이라 여기서는 다루지 않고, 글에 나오는 겨루기 연습은 모두 지도자가 지켜보는 자리를 전제로 해요.
상대는 어느 발이 앞이고, 언제 바꾸나요?
상대 페이지의 첫 줄은 앞발이에요. 왼발 앞인지 오른발 앞인지 적고, 상대가 경기 중에 발을 바꿨다면 그 순간도 함께 적어요.
- 공격 직전이었는지
- 점수를 내준 뒤였는지
- 한계선 가까이 몰렸을 때였는지
- 라운드 막판이었는지
상대의 앞발을 내 앞발과 짝지어 보면 맞서기(서로 다른 발이 앞)였는지 엇서기였는지가 나와요. 상대가 어떤 발차기를 썼는지도 이 조합별로 나눠 적어요. 상대가 발을 바꾸면 조합도 바뀌니, 머리 공격이나 뒤차기가 어느 조합에서 나왔는지는 꼭 남겨요. 경기 하나에서 본 앞발은 그 경기의 사실일 뿐이에요. 다음에는 처음부터 반대 발로 설 수도 있어요.
어느 거리에서, 경기장 어디쯤에서 겨루나요?
상대가 원하는 거리를 적어요. 발차기가 겨우 닿는 먼 거리를 지키는 선수도 있고, 몸이 맞닿을 만큼 파고드는 선수도 있어요. 스텝으로 어떻게 들어오고 어떻게 빠지는지도 함께 적어요.
경기장 위의 위치도 봐요. 중앙을 지키며 겨루는지 가장자리를 돌며 겨루는지 적고, 한계선 가까이 갔을 때 무엇을 했는지는 따로 남겨요 — 밖으로 나갔는지, 선을 따라 옆으로 빠졌는지, 다시 중앙으로 돌아왔는지. 거꾸로 상대가 나를 한계선 쪽으로 몰아붙였는지도 적어요. 이런 위치는 종이에 팔각 경기장을 대충 그려 표시해 두면 글보다 빨리 읽혀요.
커트발로 막나요, 점수를 노리나요?
상대가 앞발로 무엇을 하는지는 따로 한 줄을 적어요. 내가 들어갈 때 커트발로 막아 세우는지, 앞발로 직접 점수를 노리는지 보고, 커트발 다음에 무엇이 이어졌는지도 적어요.
- 같은 발로 다시 찼는지
- 뒷발 돌려차기나 뒤차기가 따라왔는지
- 그냥 발을 내려놓았는지
커트발이 막는 데서 끝나는 상대와 커트발을 공격의 시작으로 쓰는 상대는 내가 준비할 것이 서로 달라요.
실제로 점수가 된 기술은 무엇이었나요?
상대가 얼마나 많이 찼는지보다 내가 무엇에 점수를 내줬는지를 적어요. 돌려차기, 뒤차기, 회전 발차기, 주먹 가운데 무엇이었는지 적고, 앞발인지 뒷발인지, 몸통인지 머리인지도 붙여요. 내가 점수를 낸 기술도 같은 방식으로 남겨요.
먼저 차고 들어오나요, 기다렸다 받아차나요?
공방을 먼저 여는 쪽이 누구였는지 적어요. 상대가 기다렸다가 받아차는 선수라면 그 받아차기가 언제 나왔는지도 나눠 봐요.
- 내가 무릎을 드는 순간 먼저 찼는지
- 나와 동시에 찼는지
- 내 발차기가 지나간 뒤 뒤차기 같은 기술로 돌려줬는지
가장 중요한 건 내 어떤 공격에 받아차기가 돌아왔고, 그게 어떤 기술이었는지예요.
머리 공격 앞에, 그리고 붙었을 때 무엇을 하나요?
머리 공격은 무엇 뒤에 나왔는지가 중요해요. 발을 바꾼 직후였는지, 커트발 다음이었는지, 붙은 거리에서 나왔는지 적고, 그 순간 내가 하던 동작도 같이 남겨요. 무릎을 들면서 손이 내려갔는지, 뒤로 빠지던 중이었는지요.
가까이 붙었을 때 상대가 주먹을 내는지, 짧게 차는지, 미는지, 잡는지도 따로 보고, 그 거리에서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적어요.
라운드마다 무엇이 바뀌었나요?
라운드마다 누가 먼저 점수를 냈는지, 상대가 라운드를 어떻게 시작했는지 적어요. 상대가 라운드를 따낸 뒤와 내준 뒤에 무엇을 바꿨는지, 앞설 때와 뒤질 때 라운드 막판에 무엇을 했는지도요.
감점은 상대가 받은 것만 적지 않아요. 내가 받은 감점이라도 상대가 끌어낸 것이면 상대 페이지에 적어요. 압박에 밀려 한계선 밖으로 나가서 받은 감점이나, 붙은 거리에서 잡다가 받은 감점이 그래요. 사범님이 라운드 사이에 해 준 말도 기억나는 대로 덧붙여요.
상대의 속마음은 짐작하지 않아요. ‘2라운드 후반부터 커트발 없이 뒤로만 물러남’처럼 눈에 보인 동작만 적어요. 짐작으로 쓴 줄은 다음 경기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어요.
결과와 내 겨루기는 어떻게 적나요?
결과는 대회에서 발표한 대로 옮겨요. 3전 2선승제라면 ‘라운드 점수 2–1’, 점수 누적제 대회라면 최종 점수예요. 라운드마다 몇 점이었는지 기억으로 맞춰 보는 일도, 규칙 조항을 옮겨 적는 일도 하지 않아요.
상대 페이지에는 내 겨루기도 함께 적어요.
- 어떤 공격을 하다 받아차기에 걸렸는지
- 버릇처럼 되풀이한 동작은 무엇인지
- 한 번이라도 점수로 이어진 내 기술은 무엇이었는지
첫인상과 맞지 않는 장면은 특히 빠뜨리지 말아요. 내내 밀렸다고 느낀 경기에도 한 라운드쯤은 통한 방법이 있었을 수 있고, 다음 계획은 그 한 줄에서 출발하기도 해요.
경기 분석 연구 네 편이 보여 준 것
스페인 발렌시아 대학교의 Cristina Menescardi와 공동 연구진은 2021년 Journal of Human Sport and Exercise에 2012년 런던 올림픽 태권도의 공격 동작 분석을 발표했어요. 151경기 전부에서 나온 공격 동작 가운데 약 94%는 점수로 이어지지 않았어요. 득점과 가장 관련이 깊었던 전술은 상대가 공격하려고 무릎을 드는 사이에 먼저 차는 받아차기였지만, 드물게 쓰였어요. 연구진은 런던 올림픽 한 대회만 관찰했고, 당시 규칙으로는 머리 공격을 센서가 아니라 부심이 판정했어요.
2015년 Journal of Strength and Conditioning Research에 실린 대학 선수권대회 승자와 패자의 전술 비교는 Menescardi가 발렌시아 가톨릭 대학교와 말라가 대학교에 있을 때 낸 논문이에요. 전국 대학 선수권대회 169경기에서 이긴 선수는 진 선수보다 선제공격이 적고 받아차기가 많았어요. 예전 점수 누적제로 치른 대회 하나를 본 연구이고, 앞서 있는 선수는 그냥 기다렸을 수도 있으니 받아차기 덕분에 이겼다고 볼 수는 없어요.
더 최근 대회를 분석한 한국 연구도 있어요. 단국대학교의 전민수(Minsoo Jeon)와 안양대학교의 임효성(Hyosung Lim)이 2024년 BMC Sports Science, Medicine and Rehabilitation에 실은 2022년 세계선수권 여자부 승패 요인 분석이에요. 3전 2선승제로 치른 과달라하라 대회의 여자부 272경기에서 이긴 선수는 진 선수와 발차기 수에 차이가 없었지만, 몸통과 머리 모두에서, 선제공격으로도 받아차기로도 더 많이 득점했어요. 여자 선수만, 엘리트 대회 하나에서 관찰한 결과예요.
서울 상명대학교의 김윤호(Yun Ho Kim)와 공동 연구진은 2025년 International Journal of Sports Science & Coaching에 세계 대회 경기의 라운드별 분석을 실었어요. 2023년 세계선수권과 그랑프리의 382경기 가운데 70% 이상이 2라운드에서 끝났고, 남녀 모두 먼저 점수를 내는 것이 라운드 승리와 강하게 관련돼 있었어요. 한 해의 엘리트 대회만 본 연구이고, 강한 선수가 먼저 점수를 내기 쉬우니 선취점 덕분에 라운드를 이긴다고 볼 수는 없어요.
이 결과에 비춰 보면, 노트에서는 상대가 몇 번 찼는지보다 이런 것들이 중요해요.
- 무엇으로 점수를 냈는지
- 그게 선제공격이었는지 받아차기였는지
- 라운드마다 누가 먼저 점수를 냈는지
경기 대부분이 두 라운드 안에 끝나니 라운드 초반은 특히 눈여겨볼 만해요.
기억이 흐릿한 장면은 비워 둬도 될까요?
줄마다 어디서 온 정보인지 짧게 달아요. ‘기억’, ‘영상’, ‘사범님’ 정도면 돼요. 떠오르지 않는 건 빈칸으로 남기고, 세어 보지 않았다면 발차기 횟수나 비율도 쓰지 않아요.
두세 번 본 장면은 ‘이 상대는 늘 이렇다’가 아니라 다음 경기에서 확인할 가설로 적고, 예상과 어긋난 장면도 그대로 남겨 둬요. 영상이 있다면 그 가설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부터 다시 돌려 봐요.
언제까지 적어야 한다고 못 박을 근거는 없어요. 다만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니, 경기장을 나서기 전이든 집에 가는 길이든 편한 때에 적으면 돼요. 기억이 어떻게 흐려지고 바뀌는지는 경기 기억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살핀 글에 정리해 두었어요.
이런 상대라면 무엇을 시험해 볼까요?
상대의 같은 움직임이 내 노트에 몇 번 적히면, 다음 경기에서 내가 시험해 볼 것이 생겨요. 아래는 겨루기에서 자주 마주치는 네 유형이에요. 유형마다 상대에게서 보이는 신호, 내가 시험해 볼 대응, 그 대응을 그만둘 조건을 붙였어요. 이 대응들은 정답이 아니에요. 내가 사범님과 함께 미트 발차기와 지도자가 지켜보는 겨루기에서 먼저 확인해 볼 아이디어이고, 통한다는 보장도 없어요.
커트발로 막아 세우는 상대. 내가 들어갈 때마다 상대가 커트발을 내 몸통 호구에 대요. 내가 반 발짝 들어가거나 속임 동작을 써서 상대의 커트발을 끌어낸 뒤, 그 발이 내려오는 순간 공격해 봐요. 아니면 상대의 커트발이 닿는 거리보다 안쪽으로 내가 먼저 붙은 다음에 차 봐요. 상대가 커트발을 멈추고 받아차기만 하거나, 그래도 내가 상대의 커트발에 계속 막히면 그만둬요.
기다렸다 받아차는 상대. 상대가 먼저 차는 일은 드물고, 내가 공격할 때마다 상대가 뒤차기나 회전 발차기, 돌려차기로 받아차요. 내가 속임 동작으로 상대의 받아차기를 끌어낸 뒤, 그 받아차기가 끝나는 순간 들어가 봐요. 아니면 내가 뒷발로 곧장 들어가는 대신, 빠른 앞발 공격으로 상대가 받아찰 틈을 줄여 봐요. 상대가 내 속임 동작에 반응하지 않거나, 그래도 내가 상대의 받아차기에 계속 점수를 내주면 그만둬요.
나를 한계선으로 몰아붙이는 상대. 상대가 계속 앞으로 걸어 들어와 거리를 좁히고, 나는 어느새 한계선 가까이 와 있어요. 상대가 들어오는 순간에 내가 앞발로 먼저 차거나 받아차 보고, 물러날 때는 곧장 뒤로 가지 말고 비스듬히 옆으로 빠져 봐요. 그래도 내가 계속 한계선까지 밀리거나 감점을 받기 시작하면 그만둬요.
발 바꾸기나 커트발 뒤에 머리를 차는 상대. 상대가 발을 바꾼 직후나 커트발을 찬 다음에 머리 공격이 나와요. 그 머리 공격은 내가 무릎을 들면서 뒷손이 내려간 순간에 들어올 때가 많아요. 상대의 발 바꾸기나 커트발이 보이면 그때가 신호예요. 무릎을 들 때 뒷손을 올려 두거나, 상대가 발을 바꾸는 바로 그 순간 내가 먼저 들어가 봐요. 상대의 머리 공격이 다른 동작 뒤에 나오기 시작하거나, 이 대응 때문에 내 공격이 눈에 띄게 줄면 그만둬요.
다음 경기에는 이 가운데 한두 가지를 골라 가져가요. 그것도 내 노트에 그 유형이 실제로 적혀 있을 때만요. 경기 하나에서 본 모습은 상대에게 붙일 꼬리표가 아니라, 다음 경기 초반에 내가 다시 확인할 가설이에요. 뒤에 나오는 예시의 두 가지 계획은 첫째 유형의 두 대응을 한 상대에게 맞춘 거예요.
노트 한 페이지에 무엇을 담나요?
겨루기가 끝날 때마다 잘 통한 것, 안 통한 것, 다음에 해 볼 것만큼은 꼭 적어 두라고 권하고 싶어요. 어떤 격투 종목, 어떤 라켓 종목에서든 가장 중요한 기록은 이 세 가지라는 게 저희 생각이에요. 아래 처음 두 칸에는 그 세 가지의 근거가 되는 경기 정보와 상대의 움직임을 적어요.
이 글의 네 연구는 경기 장면을 분석했을 뿐, 노트를 쓰면 태권도 성적이 좋아지는지는 시험하지 않았어요. 특정 상대가 다음에 어떻게 나올지 알려 주지도 않아요. 아래 다섯 칸은 상대 노트를 쓰는 네 가지 이유에서 소개한 틀을 태권도 겨루기에 맞게 고친 것이에요.
- 경기 정보와 출처. 어느 대회 몇 강전이었는지, 아니면 도장 겨루기였는지. 상대와 체급, 두 사람의 앞발, 발표된 결과, 그리고 기억·영상·사범님 가운데 무엇을 보고 적었는지.
- 상대. 앞발과 발 바꾸기, 좋아하는 거리, 중앙인지 가장자리인지, 한계선 근처에서 한 일. 먼저 꺼내는 공격과 받아차는 방식, 내가 점수를 내준 기술과 그 발(앞발·뒷발)과 부위(몸통·머리), 머리 공격 앞의 움직임, 붙었을 때 한 일, 라운드마다 먼저 점수를 낸 쪽과 바뀐 점, 감점.
- 잘 통한 것. 점수로 이어진 내 기술, 그리고 상대 공격에 걸리지 않게 해 준 내 움직임.
- 안 통한 것. 상대의 받아차기에 걸린 내 공격, 내가 버릇처럼 되풀이한 동작.
- 다음에 해 볼 것. 재대결에서 시험할 것을 한두 가지 적고, 하나마다 ‘이런 장면이 나오면 그만둔다’는 조건을 붙여요.
세 가지 이상 적으면 안 된다는 법은 없어요. 다만 겨루기 한 번에 실제로 시험해 볼 수 있는 건 보통 한두 가지예요. 그 이상을 챙기려다 보면 경기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생각이 많아져요. 칸을 다 채우지 못해도 괜찮아요. 지어낸 내용보다는 빈칸이 나아요.
경기장 그림에 표시를 남길 때는 종이 스케치의 점이든 앱의 핀이든, 거기서 벌어진 일을 짧게라도 함께 적어 둬요. 설명 없는 점은 몇 주 뒤에 보면 내가 몰린 자리였는지 점수를 낸 자리였는지조차 가려내기 어려워요.
예시로 적어 본 협회장기 8강전
이 예시는 쓰는 법을 보여 주려고 지어낸 가상의 경기예요. 선수도 경기도 실제가 아니고, 앱 사용자의 기록이나 연구 자료에서 가져온 내용도 아니에요.
- 경기 정보와 출처: 협회장기 대회 8강전, 3전 2선승제. 상대 A, 지난번 도장 교류전에서 한 번 겨뤄 봄. 상대는 왼발 앞, 나는 오른발 앞이라 맞서기. 라운드 점수 1–2로 패(발표 결과). 출처는 경기 뒤 내 기억, 라운드 사이 사범님 말씀, 같은 도장 동료가 휴대폰으로 찍어 준 2·3라운드 영상. 발차기 횟수는 안 셈.
- 상대: 기본은 왼발 앞. 커트발로 나를 먼 거리에 두려 함. 3라운드에 내가 한계선까지 몰아붙이자, 상대는 밖으로 나가지 않고 선을 따라 옆으로 돌아 중앙으로 빠져나옴. 1라운드(상대가 따냄) — 내가 들어갈 때마다 상대가 커트발을 내 몸통 호구에 대며 막아 세움. 내가 뒷발 돌려차기로 곧장 들어가자 상대가 뒤차기로 받아차 득점. 3라운드(상대가 따냄) — 내가 무릎을 들 때 뒷손이 내려간 틈에 상대가 발을 바꾸며 머리 공격으로 선취점. 남은 시간은 커트발로 나를 계속 먼 거리에 묶어 둠.
- 잘 통한 것: 2라운드(내가 따냄) — 내가 차기 전에 먼저 붙어서 주먹과 짧은 몸통 발차기로 득점, 상대 커트발로는 이걸 못 막음. 못 뚫을 상대는 아니었음.
- 안 통한 것: 뒷발로 곧장 들어가기를 되풀이하다 상대 뒤차기에 걸림. 내가 무릎을 들 때 뒷손이 내려감.
- 다음에 해 볼 것: ① 곧장 들어가지 말고, 반 발짝 들어가 커트발을 끌어낸 뒤 그 발이 내려오는 순간 공격한다. 상대가 커트발을 멈추고 뒤차기만 기다리거나, 내가 커트발 뒤에 들어가도 뒤차기에 계속 걸리면 그만둔다. ② 2라운드처럼 라운드마다 초반에 먼저 붙는다. 내가 붙기 전에 상대가 한계선을 따라 빠져나가거나, 붙은 거리에서 내가 밀기·잡기로 감점을 받기 시작하면 그만둔다.
재대결 전에는 이 두 가지를 사범님과 함께 읽어 보고, 먼저 미트 발차기와 지도자가 지켜보는 겨루기에서 시험해요. 겨루기 파트너에게는 “왼발 앞으로 서서 내가 들어갈 때마다 커트발을 대 주고, 뒷발 돌려차기로 곧장 들어가면 뒤차기로 받아 줘”라고 부탁하고, 무릎을 들 때 뒷손을 올려 두는 연습도 곁들여요. 재대결을 치르고 나면 결과에 맞춰 이 페이지를 다시 써요. 기억에 남은 공방 서너 장면은 확인할 실마리일 뿐, 확률처럼 읽을 수는 없어요.
재대결에서는 무엇부터 확인하나요?
재대결 1라운드 첫 공방에서는 지난번 노트가 아직 맞는지부터 살펴요. 상대의 앞발이나 체급, 스타일이 그사이 달라졌을 수 있고, 내가 준비한 발차기가 그날 생각대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렇다면 계획을 손보면 돼요. 그만둘 조건으로 적어 둔 장면이 실제로 나오면, 그 시도는 거기까지예요.
도장에서는 상대 페이지를 사범님과 같이 펼쳐 놓고, 거기 적힌 패턴을 미트 발차기 과제로, 또는 지도자가 지켜보는 겨루기에서 확인할 질문으로 바꿔요. 다음에 만날 상대의 버릇 하나를 파트너에게 흉내 내 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어요.
돌아보는 습관과 실력의 관계는 경기 뒤 돌아보기가 실력으로 이어지는지 살핀 글에서 따로 다뤘어요. 거기 소개한 연구들도 선수를 무작위로 나눠 비교한 실험은 아니어서, 노트를 쓴 덕분에 실력이 늘었다고 말할 근거는 아직 없어요.
OpponentBook에서 태권도를 고르면 팔각 경기장 도식이 나와요. 경기장 위 원하는 곳에 핀을 찍고, 핀마다 ‘통함’, ‘안 통함’, ‘위험’, ‘성향’ 가운데 하나를 골라 메모를 달 수 있어요. 상대 프로필에는 선택 항목으로 방식(WT·ITF), 체급, 띠/단·급, 겨루기 자세(왼발 앞·오른발 앞·스위치), 상대의 득점 기술(돌려차기·커트 킥·뒤차기·옆차기·내려차기·머리 발차기·회전 발차기·주먹 지르기)이 있고, ‘받아차기 전문’이나 ‘커트 킥 운영형’ 같은 스타일 태그도 붙일 수 있어요. 선을 긋거나 그림을 그리는 건 종이 스케치의 몫이고, 앱에서는 핀을 찍어 메모를 다는 것만 할 수 있어요. 발차기 횟수를 세거나 영상·전자호구 기록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기능은 없고, 도장 사람들이 함께 쓰는 공용 노트도 없어요. AI가 내놓는 결과를 보장하지도 않아요.
노트는 무료예요. 동기화한 기록은 사용자가 연결한 저장소에 보관되고, OpponentBook은 계정 데이터베이스에 노트 사본을 보관하지 않아요. AI 기능을 직접 요청하면 처리에 필요한 내용이 OpponentBook 서버를 거쳐 AI 제공자에게 전송돼요. 선택 사항인 종단간 암호화(E2EE)를 켜면 저장소 제공자가 암호화된 기록을 읽을 수 없지만, 사진·영상과 저장소 제공자에게 보이는 파일 메타데이터는 이 보호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요. 더 자세한 내용은 노트의 저장 위치와 AI 전송 범위를 정리한 글에 있어요.
오늘 밤, 가장 최근 경기나 도장 겨루기 하나만 떠올려 보세요. 먼저 내가 점수를 내준 기술과 내가 들어갈 때마다 상대가 한 일을 적어요. 그다음 내 공격과 움직임 가운데 잘 통한 것과 안 통한 것을 나눠 적고, 다음 겨루기에서 해 볼 두 가지를 고르면 돼요. 떠오르지 않는 칸은 비워 둔 채로요.


